나의 늙은 애인아

이지상 - 나의 늙은 애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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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정보

Track List

DISC 001
Track ListNO, 곡명, 듣기
No. 곡명 듣기
01 나의 늙은 애인아 (최광림 시) 듣기
02 보드카 (박일환 시) 듣기
03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 블라디보스톡 (채광석 시) 듣기
04 저 나무 -시베리아 동토에 새긴 이름들(이지상 글) 듣기
05 윤치오에게 쫓겨난 소녀 (채광석 시) 듣기
06 혼자사랑 (도종환 시) 듣기
07 두근두근 그노루 (김진경 시) 듣기
08 흐린 눈빛으로는 (이지상 글) 듣기
09 그 쇳물 쓰지마라 (제페토 시) 듣기
10 새의 날개는 대신 달아주지 않는다 (이지상 글)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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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정보

이지상 - 나의 늙은 애인아

고단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언어를 전달하는 노래꾼 이지상이 여섯번째 음반 [나의 늙은 애인아]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어느새 오십의 반백을 넘어선 그가 5집 [그리움과 연애하다](2015) 이후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음악 인생 30년을 맞은 그의 화두는 ‘그리움’과 ‘기다림’이다.
시노래 모임 ‘나팔꽃’을 통해 한 줄의 싯귀를 선율로 보급해온 그는 이번에도 역시 최광림. 채광석 도종환. 박일환 김진경 시인들의 노래를 들려준다.

이지상은 영원한 비주류를 자임하고 그 다짐을 음반 한복판에 새겨넣어왔다. 1998년, 1집을 냈을 당시 사랑과 이별이라는 통속적 메시지 가득한 가요시장에 사회성이 담긴 노래(1집 수록곡, ‘사이판에 가면’)를 타이틀로 들고나와 관계자들을 당혹케 한 바 있다. 가슴깊이 담을만한 시를 노래로 옮겨 고등학교 교과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시. ‘철길’-안도현 시)

그는 20대 당시 학생운동 시절 ‘전대협 노래단 준비위’와 서총련 노래단 ‘조국과 청춘’, 그리고 사회노래패 ‘노래마을’, ‘민족음악인 협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1998년의 1집 [사람이 사는마을]과 2집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3집 [위로하다. 위로받다] 4집, [기억과 상상] 5집 [그리움과 연애하다]를 통해 그는 낮게 배인 절절한 음성으로 이 아수라장 같은 사회를 노래해왔다.

줄곧 민중음악의 지평 속에서 집회의 분노보다는 생활의 다짐을 노래해왔던 이지상은, 이른바 ‘80년대의 인간형’들이 서서히 짐보따리를 싸들고 생활의 전선을 향해 떠나간 뒤 묵묵히 그 빈 자리를 치우는 ‘청소부’로 일컬어졌다.
노래에 담을 수 없었던 내용은 그의 노래 철학을 담은 에세이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2010)와 성찰적 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2014) 여행자를 에세이 北를(2019)를 통해 엿볼 수 있다.

1. 나의 늙은 애인아 (최광림 시)

1. 나의 늙은 애인이 가릉 가릉 낮은목소리로 시를 읽어 주는 밤이었다 라고 쓸
그런 밤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늙기 시작했고 나의 늙은 애인은 어느 페이지 행간에 틀어박혔는지
그런 밤엔 잠도 오지 않았다
나의 늙은 애인아 어감도 좋은 나의 늙은 애인아
볕 좋은 지붕 위 고양이처럼 순하게 늙어가자
나의 늙은 애인아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늙은 애인아
느릿느릿 흐르는 강물처럼 천천히 늙어가자

2. 생의 구비란 고갯길을 벌써 넘어왔을 나의 늙은 애인아
여덟시 삽십오분발 정선행 기차를 타고 오늘을 떠나자
첩첩산중이면 어떠랴 당신은 나의 능선 이되고 나는 그대의 능선이되아
설운 삶의 고갯길을 넘어가도 좋겠다
나의 늙은 애인아 어감도 좋은 나의 늙은 애인아
아우라지 장터국밥 한그릇처럼 뜨끈하게 늙어가자
나의 늙은 애인아 아직오지 않은 나의 늙은 애인아
덕산기 숲속책방 부부처럼 삶을 시로 쓰며 살자
나의 늙은 애인아 어감도 좋은 나의 늙은 애인아
볕 좋은 마루 위 고양이처럼 순하게 늙어가자
나의 늙은 애인아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늙은 애인아
느릿느릿 흐르는 강물처럼 천천히 늙어가자 애인아

2. 보드카 (박일환 시)

1. 심장을 적시는 뜨거운 술잔 그 한잔을 마셔야겠다
네 이름을 부르지 않고서 시베리아 벌판을 노래 하다니
오 보드카 오오오 나의 보드카 그 한잔을 마시지 않고서
오 보드카 오오오 너의 보드카 두려움 모르는 사랑을 꿈꾸다니
그리움 넘치는 사랑을 꿈꾸다니

2. 심장을 울리는 뜨거운 술잔 그 한잔을 마시고 싶다
네 이름을 부르지 않고서 바이칼의 빛을 노래하다니
오 보드카 오오오 나의 보드카 그 한잔을 마시지 않고서
오 보드카 오오오 너의 보드카 두려움 모르는 사랑을 꿈꾸다니
그리움 넘치는 사랑을 꿈꾸다니

3.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 블라디보스톡 (채광석 시)

1.기차는 여기에서 떠났다 황제의 밀서를 가슴에 숨긴
이준과 이상설을 태우고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기차는 여기에서 떠났다 얀치혜 들판에 무명질 버린
대한국인 안중근을 태우고 기차는 그새벽을 떠났다
우수리스크 캄챠카 하바롭스크 볍씨같은 고려인들 모두 태우고
비구름처럼 눈보라처럼 사나운 계절을 칸칸이 달려갔다
기차는 여기에서 떠났다 총을 빼앗긴 노병 홍범도
백마탄 김경천을 태우고 기차는 그새벽을 떠났다

2. 기차는 여기에서 떠났다 헤이그로 하얼빈으로 떠났다
우즈벡 카자흐로 떠났다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저리도 멀고 끝없는 곳으로 떠나서 슬픔만 돌려보내고
정작 그들은 단 한사람도 그리운 고향땅을 밟은 이없다

4. 저 나무 - 시베리아 동토에 새긴 이름들(이지상 글)

1. 저 나무는 슬픈 전설의 여인 김 알렉산드라 저 나무는 민족사학자 계봉우
저 나무는 게릴라 전술의 일인자 한창걸 저 나무는 사할린 부대 박일리아
저 나무는 해삼위 어린 영혼의 선생님 이인순 저 나무는 솔빈강가의 유혼 이상설
저 나무는 침례교 목사 백추 김규면 저 나무는 레닌을 만난 박진순 한형권
대학 도서관 한구석에 박혀 남쪽의 역사에서 사라진 사람들
시베리아 동토에 새겨진 이름들 오래전 가지가 꺾인 저 나무들

2. 저 나무는 멸문지화 가문의 아버지 최재형 저 나무는 고려공산당의 거두 오하묵
저 나무는 애국 외교관 이범진 이위종 이기종 저나무는 고려 의용군 사령관 이용
눈발 날리는 자작나무 숲에서서 오래전 가지꺾인 나무의 이름을 묻고
눈물로 술한잔 올리고 싶었네 시베리아 동토에 서있는 저 나무들 이름들

5. 윤치오에게 쫓겨난 소녀 (채광석 시)

기미년에 한 소녀가 시절의 어른 윤치오를 찾아갔네
소녀는 애기만한 목소리로 독립자금을 부탁했네
윤치오는 대청마루에 나와 어린 것 꾀어서 이따위 심부름이나 시키는
상해나 만주의 운동가들을 겁쟁이 놈들이라 욕을했네
소녀는 돈 한푼 못받고서 윤치오네 집앞을 서성였네
병아리 똥같은 눈물을 그 집 대문에 뿌리고 돌아섰네
기미년에 그 한소녀 그 어린 애기의 눈물을 먹고
한 나라가 세워 졌는데 그 나라 이름이 그 나라 이름이
그 나라 이름이 대한민국

6. 혼자사랑 (도종환 시)

그대의 이름 부르고 싶어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은 못하고 달빛너머 그대의 모습만 보네
어쩌면 두고두고 한번도 말못하고 가슴에 묻어둘수도 있겠죠
그러다 슬며시 생각을 거둬요 나는 사랑임을 알아요

7. 두근두근 그노루 (김진경 시)

1. 내 젊은 시절 비무장지대 엎드려 겨눈 총구 위 가늠자 속으로 나타났던 그노루
오래전 발목지뢰에 다쳤는지 세 발 다리로 기우뚱기우뚱 다가오다 멈추어 날 응시했지
순간 내 심장이 옮겨 가기라도 한 듯 총신을 거머쥔 손바닥에서 심장이 뛰었네
심장의 고동을 따라 총구가 흔들리고 흔들리는 가늠자위에 들판과 언덕이 두근두근
그 노루는 어디 갔을까 아침이슬 속에 어린 딸아이의 맑은 눈속에
문득문득 보이기도 하더니
지금 저기 저기서 기우뚱기우뚱 오고 있네 오랜 세월 그어져 굳어진 선을 넘어 그노루

2. 심장의 고동을 따라 총구가 흔들리고 흔들리는 가늠자위에 들판과 언덕이 두근두근
그 노루는 어디 갔을까 아침이슬 속에 어린 딸아이의 눈망울 속에
문득문득 보이기도 하더니
지금 저기 저기서 기우뚱기우뚱 오고 있네 오랜 세월 그어져 굳어진 선을 넘어 그 노루
북쪽에서 걸어오는 그이의 남쪽에서 걸어가는 그이의 부둥켜 안은 두 사람의 등 뒤에서 그 노루 두근두근
마침내 두 사람을 하나로 끌어 안은 흙가슴 되어 두근두근 두근두근

8. 흐린 눈빛으로는 (이지상 글)

1. 흐린 눈빛으로는 그 어떤 시선도 마주 하지 않겠다 마주하지 않겠다
안을수 없는 가슴이라면 그 어떤 포옹도 하지 않겠다 다만
외로움은 그리움으로 인한 가슴아린 병 이라고
단 하나의 사랑과 악수 하기 위한 두손의 온기는 남겨 두겠다

2. 봄꽃처럼 화사하게 다녀가는 사람 첫눈처럼 반갑게 사라져도 좋은 사람
허튼 미래의 기약은 묻어두고 현재의 극복을 희망이라 말하는 사람
외로워도 말아 그리워 하지도 마라 다만 흔들리지 마라 심장의 끌림을 따라
생의 미련이 다하는 그날까진 서툰 나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3. 추억이 깃든거리에선 정인을 만나고 추억의 음악을 들으며 정담을 나누고
이른 낮술 한잔에 불콰해지면 노을이 물든 강변에선 춤도 한번 추고
그렇지않다면 그리 하지 않는다면 내가 왜 이 땅에 태어났겠는가
그렇지않다면 그리 하지 않는다면 내가 왜 이 땅에 태어났겠는가
단 하나의 사랑과 악수 하기 위한 두손의 온기는 남겨 두겠다
생의 미련이 다하는 그날까진 서툰 나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9. 그 쇳물 쓰지마라 (제페토 시)

그 쇳물 쓰지마라 그 쇳물 쓰지마라 자동차도 가로등도 바늘 한 개도 만들지 마라
젊은 청춘의 뼈를 녹인 쇳물이다
그 쇳물 쓰지마라 그 쇳물 쓰지말고 맘씨착한 조각가가 얼굴을 흙으로 빚어
그 쇳물 부어 그 공장 정문에 세워두라

가끔 엄마가 찾아와서 내 새끼 잘있느냐 얼굴 한번 쓰다듬다 돌아가게

그 쇳물 쓰지마라 그 쇳물 쓰지마라 자동차도 가로등도 아무것도 만들지 마라
젊은 청춘의 뼈를 녹인 쇳물이다

10 .새의 날개는 대신 달아주지 않는다 (이지상 글)

1. 새의 날개는 누가 대신달아주지 않는다는걸 기억해 주게 친구여
어린 새의 몸뚱이를 비집고 나와 스스로 자라난
그런 날개 여야만 그런 날개 여야만 아름다운 비상을 꿈꿀수 있다는걸
그런 날개 여야만 그런 날개 여야만 길 없는 길을 날아 새 길을 만든다는걸
꼭 기억해 주게 친구여

2. 새의 날개는 누가 대신 달아 주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 주게 친구여
백두가 잉태하고 한라의 토양에서 자라난
그런 날개 여야만 평화의 바다를 날아 황홀한 새벽을 만난다는 걸
그런 날개 여야만 그런 날개 여야만 평화의 대지위에 날개를 접고 쉴 수 있다는걸
새의 날개는 누가 새의 날개는 누가 새의 날개는 누가
대신 달아주지 않는다는걸 꼭 기억해 주게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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